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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
애니메이션화된 고질라.
글로벌 스탠더드의 대담무쌍한 진화

작년 일본에서 개봉된 ‘신 고질라’는 흥행이나 평가면에서 대성공을 거두고, ‘고질라’라는 콘텐츠의 강력함을 새삼 느끼게 하였다. 그리고 올해 고질라는 첫 애니메이션 영화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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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GODZILLA 괴수혹성’은 세계시장을 노린 하드 SF이며 고질라의 포지션도 역대 고질라 영화와는 상당히 다르다. 인류와의 반세기에 이르는 싸움 끝에, 결국 인간을 지구에서 쫓아내게 된 고질라. 이 설정이 나타내듯이 이번 고질라는 이제 의인화 되었으며 핵 같은 상징으로 취급되는 차원이 아니라 마치 ‘거대한 나무’와 같이 내내 그곳에 존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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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감독을 맡은 세시타 히로유키(瀬下寛之)는 ‘고질라는 어떠한 천재(天災)’이면서 ‘수천년의 나이를 가진 신목(神木)과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이 혹성을 파괴하는 이물이 아니라 최강의 생태계로서 군림한다는 것이다. 이 설정은 대단히 신선하다. 세시타는 ‘지금까지 계속 가부키에서 연기하던 고질라라는 배우가, 뉴욕의 뮤지컬 무대에 나오는’이라고도 표현한다. 요컨대 고질라는 경계를 넘을 수 있는 캐릭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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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이후 2만년에 걸쳐 지구를 지배하게 된 고질라에게 이민선으로 지구에 귀환한 인류가 다시한번 대항하는 모습을 그린다. 초연한 고질라와의 복수전에 임하는 인간들의 모습은 어리석으면서도 보편성이 있다. 그 모습을 세시타는 ‘셰익스피어의 극과 같은’이라고 형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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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타와 함께 메가폰을 잡은 시즈노 코분(静野孔文)은 ‘주인공이 된 기분으로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추구, 엔터테인먼트로서의 다이나미즘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일본이라는 테두리를 뛰어넘어, 이 별의 ‘왕’으로 존재하는 고질라의 스케일은 이미 우주규모라 해도 좋을 지 모른다. 인물설정도 국적이 다양하며, 애니메이션이라는 포맷도 바로 글로벌 스탠더드. 영화사의 고전으로 알려진 ‘고질라’는 지금 대담무쌍한 진화를 이루어 내려 하고 있다.

Written by:아이다 토지(相田冬二)


‘GODZILLA 괴수혹성’
감독:시즈노 코분(静野孔文)/세시타 히로유키(瀬下寛之) 각본:우로부치 겐(虚淵玄)
11월17일(금) 일본전국개봉

http://godzilla-ani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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