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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MOVIE
언제까지라도 마음 속에서 리플레이시키고 싶은 수많은 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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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타이완 영화계를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웨이 더솅이 ‘워리어스 레인보우’ 이래 6년만의 감독작 ‘52Hz, 아이 러브 유’를 완성하였다. 초대형 작품을 맡았던 영화작가는 그 후 가련한 작품으로 향하는 걸까. 예를 들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그 ‘지옥의 묵시록’으로 심신이 지친 그가 다음 작품으로 고른 것은 ‘마음의 저편’이라는 걸작이었고, 웨이 더솅도 또한 이 타이밍에 사랑스러운 뮤지컬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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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데이의 타이페이를 무대로, 음악과 꽃으로 장식된 연애 군상극이 전개된다. 만남도 행복하면 엇갈림도 해피. 풍자나 빈정거림을 일절 끼워넣지 않고, 사람과 사람과의 교차 그 자체를 진지하게 긍정해 가는 스토리 전개는 소박함 그 자체. 예를 들어 ‘라라랜드’ 같은 교활한 구성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뒤돌아보는 향수에 젖는 노스탤직 영화라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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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목할 것은 여자끼리 결혼하는 에피소드를 아무렇지도 않게 정중히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녀들을 ‘지켜지는 존재’로서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세계를 ‘지켜야 할 존재’로서 찬양하는 점에 이 감독의 독자성과 현대성이 틈틈이 보여진다. 귀에 익고 언제까지나 마음 속에서 리플레이 시키고 싶은 곡들도 많고 소박하면서도 분명히 오래 회자될 사랑스러움 작품이다.

Written by:아이다 토지(相田冬二)


‘52Hz, 아이 러브 유’ (2017 타이완)
감독・각본
웨이 더 솅 출연 : 임 충유 / 장견영 / 서미은 / 진매희 / 미비 / 린칭타이/ 자오용화 등

12월16일부터 유로 스페이스 등 일본 전국 개봉
http://www.52hz.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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