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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양방언 경계에 서다

사진 : 마루타니 요시히사(丸谷嘉長)

‘아시아의 문화가, 하늘을 뛰어넘고, 왕래하는 현재. 사람이, 문화가, 말이, 여기에 맺어진다.’

이 사이트 ‘A PEOPLE’의 컨셉이다. 2014년 소치 올림픽 폐막식에서 2018년 평창 올림픽 프로모션 세레모니 음악감독을 맡은 음악가 양방언. 일본에서도 애니메이션 음악 등을 중심으로 크게 활약하고 있고,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그야말로 이 사이트의 첫번째 주자로 등장하기에 걸맞는 인물이다. 양방언에게 국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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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아시안 게임(한국・부산)의 주제가로 제작된 ‘Frontier!’가 한국을 중심으로 크게 히트하였다. 나아가 박근혜 전대통령 취임식의 축하공연(2013년)에서 한국 민요 ‘아리랑’과 클래식 음악을 융합시킨 곡 ‘아리랑 판타지’(2013)를 연주. 2015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70주년 기념총회 오프닝 세레모니에서 한국, 일본, 프랑스의 뮤지션 그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고은’과 함께 퍼포먼스를 보였다. 많은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는 양방언은 이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가의 한사람으로서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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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을 중심으로 말그대로 국경없는 음악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양방언은 1960년 1월 1일 도쿄에서 태어났다. 재일교포 1세로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가 고학으로 의사가 된 아버지 아래에서 자란 양방언. 그가 의사로 자라길 원하던 집안에서,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크게 빠져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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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나 누나들이 음악을 하고 있어서, 저는 덤처럼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집에는 클래식, 재즈, 보사노바 등 여러 음악이 흐르고 있었어요. 저는 그걸 의식하지 못한 채 듣고 있었던 것이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양수 같은 역할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태어나고 자란 가정에서 들은 음악이,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양분에 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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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때부터 일본, 서양의 팝 뮤직과 친해지고 ‘팝, 록, 클래식 같은 음악들이 내 안에서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고 하는 양방언은, 운명에 이끌리듯이 음악 세계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 나갔다. 한편 그는 한국과 일본이라는 두 나라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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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이 특별했던 점 한가지는, 북한계열의 중학교에 입학했던 것입니다. 교육이 상당히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고 서양문화는 거부했던 것이겠지요. 저는 록 뮤직을 좋아했지만, 당시 록은 반골의 상징이었습니다. 레코드를 학교에 가지고 가면 ‘이런 걸 들으면 안된다’며 맞기도 하고, 레코드를 깨부수기도 했으니까요. 저도 어렸으니까 어째서 그런 일을 당해야 하는 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요. 게다가 학교에서 한발만 나가면 일본어로 얘기하면서 생활했어요. 서로 다른 문화 안에서 생활하면서 큰 알력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