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뿐만 아니라 2017년에는 HIROOMI TOSAKA(산다이메J Soul Brothers 토사카 히로오미)의 솔로 프로젝트 제1탄인 싱글「WASTED LOVE」의 뮤직비디오 감독으로서 일본 작품에도 참가한 바 있다.
“제가 감독한 뮤직비디오를 토사카씨가 보시고 언젠가 솔로 활동을 하게 되면
함께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계셨다고 합니다. 저도 그 말씀에 너무 기뻤고 바로 회신을 드리고 일본에서 미팅을 가졌습니다. 저는 일본에서 촬영하고 싶었지만 일본 측에서 한국에서의 촬영을 희망하셔서 클럽장면은 홍대에서, 폐공장 장면은 양평에서 촬영했습니다. 토사카씨의 앵글이나 스타일을 파악하기 위해서 그의 대표작 한 두 편은 찾아봤지만, 그 이외에는 일본 뮤직비디오를 일부러 보지 않았습니다. 제가 감독을 맡았는데 그의 과거 뮤직비디오와 유사해지면 안되니까요. 토사카씨가 저에게 의뢰하신 이유는 지금까지의 산다이메 J soul brothers나 일본 뮤직비디오 감독에게는 없는 무언가를 원하고 계시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저만의 뮤직비디오 톤을 살려 연출하고자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전부터 일본을 좋아했는데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한층 관심이 커졌습니다.”
일본 고유의 정서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하는 심형준. 처음으로 일본에 방문한 것은 초등학생 시절이었다.
“12살 정도였는데 제가 살고 있던 한국의 시골 마을과 도쿄 부근의 작은 마을의 교류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저보다 한 살 많은 일본인 남자아이가 일주일 동안 저희 집에 와있고 저는 반대로 그 친구 집에서 일주일 간 머물면서 그렇게 처음으로 일본을 접하게 되었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도쿄에서 촬영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입니다. 극중 스칼렛 요한슨의 남편이 밴드 뮤지션의 촬영을 위해 도쿄에 온 포토그래퍼라는 설정으로 그가 호텔에서 카메라와 필름을 준비해서 가방을 가지고 외출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멋졌습니다. 당시 저는 사진학과 학생이어서 ‘나도 노력해서 저렇게 해외에 촬영하러 갈 수 있는 사진가가 되고 싶다’라고 꿈꿨습니다. 일본은 너무나도 멋진 장소라고 느꼈고 이후 계속해서 일본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처음 뮤직비디오 촬영 의뢰(종현의 『하루의 끝』 뮤직비디오)가 들어왔을 때도 도쿄에서 찍고자 생각해서 신오오쿠보에 호텔을 잡고 짐을 푼 뒤, 거리에 나왔는데 자동판매기, 교복차림으로 오래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학생들, 아이를 자전거 뒷좌석에 태우고 지나가는 어머니의 모습 등, 그 하나하나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이렇게 감성적인 나라가 있을 수가! 라고 생각했죠,”
2017년 여름에도 한국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일본에 방문한 그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무대로서 알려진 파크 하얏트 도쿄의 객실에서 찍은 사진을 Instagram에 올렸다. 타고난 재능과 노력, 그리고 여러 만남을 통해 꿈을 이룬 심형준, 아마도 틀림없이 그는 영화 속 ‘지오바니 리비시’처럼 호텔 룸에서 촬영 현장으로 힘차게 발걸음을 옮겼을 것이다.
“앞으로도 일본에서 재미있는 작업을 할 수 있으면 기쁠 것 같아요. 사진 전시도
해보고 싶고, 기회가 있다면 보다 많은 일본 뮤지션과도 함께 일해보고 싶습니다.
일본에서 활동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미국에서 한국, 그리고 일본으로. 국경과 장르의 울타리를 뛰어넘은 심형준의 필드는 앞으로 더욱 더 커질 게 틀림 없다.
Written by:후지타 레이코(藤田麗子)
코디네이트:송신해(TANO International)
<프로필>
심형준(沈炯俊)
1980년생. 사진가. 영상 디렉터. PURPLE LIST FILM대표. 중학생 시절 미국으로 이주하여 브룩스 사진대학 및 대학원을 졸업. LA에서 10년간 광고 촬영에 몸 담았으며2013년 한국으로 귀국. 이후, YB, JYJ준수의 자켓, EXO첸과 헤이즈, 소녀시대 윤아의 뮤직비디오를 시작으로 인기 아티스트의 작품을 많이 만들어내며, 기아자동차, LG전자, UNIQLO KOREA등 대기업 광고도 담당. 한국 버라이어티 방송「나 혼자 산다」에 출연 하는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