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라도 바라보고 싶어지는 영상이란 것이 있다. 어째서일까. 영화 ‘비터 머니’는 그 하나의 대답이 될 지도 모른다. 이 영상은 흔히 있는 ‘관찰’이 아니다. 또는 알기 쉬운 ‘밀착’도 아니다. 방관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공감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방관을 피한다. 공감에 빠지지도 않는다. 관객과 주관의 틈새에서 가장 확실한 부분에 포지션을 둔다. 따라서 우리들은 겁내지 않고 그 영상을 수용해 나가는 ‘상태’가 된다.
농민공이 80퍼센트를 차지하는 중국의 도시, 후저우. 그 봉제공장을 중심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이 묘사되어 간다. 이동, 이동, 이동, 윈난성에서 이 땅에 찾아오는 거리적 이동, 주로 밤의 광경을 보여주는 시간적 이동, 그리고 사람에서 사람으로의 영화적 이동. 벌레가, 꿀을 찾아, 꽃에서 꽃으로 날아다니듯이 카메라는 움직인다. 이 운동이 말을 거는 것이야 말로, 이 영화의 ‘꿀맛’이다.
여자든 남자든 온갖 사람 냄새의 집약이 이 영화의 형태를 만들고 있지만, 사람 냄새를 빚어 내는 것은 제각각의 고독이라는 점. 이야말로 ‘꿀맛’이다. 밤거리를 바라보는 남자의 옆얼굴. 밤거리를 혼자 걷는 여자의 뒷모습. 왕빙은 그런 정경에서 눈을 돌리지 않는다. 벌레처럼 주변을 돌면서 응시한다. 이 때 우리들은 알게 된다. 아무리 가혹한 장소여도, 누군가가 누군가의 고독을 바라볼 수 있다면, 세계는 한순간 구원받고 있다고.
Written by:아이다 토지(相田冬二)
‘비터 머니’ (프랑스・홍콩)
베네치아 영화제 각본상(오리존티 부문)&휴먼 라이츠상 수상
감독:왕빙
2월3일부터 시어터 이미지 포럼 등 전국 순차 로드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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