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개봉을 필두로 4작품 연속 상영. 이윽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이자벨 위페르를 맞이한 ‘클레어의 카메라’. 칸에서 순식간에 촬영된 이번 작품은 물로 김민희도 나타나며, 홍상수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만들어 내었다. 거기에 ‘새로움’은 있을까.
‘클레어의 카메라’
홍상수 영화에는 유희성이 있다. ‘그 후’가 유희성을 초월한 새로운 전개였다면 ‘클레어의 카메라’는 유희성을 한계선까지 밀어붙인 벼랑 끝의 작품이다. 벼랑 끝이라고 해도 우아하다. 이 작품에서 자아낸 규칙은, 어디까지나 생생하고 선명하다.
‘다른 나라에서’의 이자벨 위페르가 다시 등장하고, 칸 영화제 도중에 촬영. 이 시츄에이션이 톡톡 튀는 맛을 가져다 준 것일까. 이번에 연속 개봉되는 홍상수 작품 중에서 가장 경쾌하게 완성되어 있다.
위페르가 연기한 자칭 음악교사는 그녀가 들고 있는 카메라로 누군가를 촬영하면 그 사람은 그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다. 한국인 영화감독과 그의 공사에 걸친 파트너인 영화사의 여사장, 그리고 감독과 불장난을 한 듯한 영화사의 젊은 여사원의 삼각관계를 이 음악교사가 휘젓는다.
‘클레어의 카메라’
눈에 띌 정도로 페러렐 월드를 지향하는 ‘지금은맞고 그때는틀리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도 느껴지는 이세계 감각을 이 작품에서는 유기적으로 연결하였다. 홍상수의 특기를 믹스하여 영화제라는 작은 세계에 배치함으로서, 인간관찰을 숙성한 그 뒤에는 신기한 환타지가 생겨났다. 생각해보면 남자 한명, 여자 세명이라는 배치는 ‘그 후’와 동일하다. 전혀 다른 인상이지만, 어찌보면 이는 ‘그 후’를 위한 가벼운 레슨이었을 지도 모른다.
김민희는 이 작품에서 피해자라고 해도 좋을 여성을 연기하고 있지만, 4작품 제각각의 포지셔닝이 훌륭할 정도로 다르다. 그 다양성의 수만큼 홍상수라는 영화작가가 가지고 있는 ‘서랍장’을 엿볼 수도 있다.
작품이 그리고 있는 것은 부조리이기도 하지만, 부조리를 즐기는 도량을 시험받고 있다고도 할 수 있고, 단련받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카메라와 나란히 한 키 아이템으로 개가 있다. 이 개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로 영화의 맛이 변화할 것이다.
Written by:아이다 토지(相田冬二)
‘클레어의 카메라’
감독・각본:홍상수
출연:김민희 / 이자벨 위페르 / 권해효
7월14일부터 휴먼 트러스트 시네마 유라쿠쵸, 휴먼 트러스트 시네마 시부야 외 전국 순차 로드쇼
‘그 후’
‘밤의 해변에서 혼자’
‘지금은맞고 그때는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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