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9일 ‘그 후’ 개봉을 시작으로 일거에 4편의 신작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홍상수. 흔들리지 않는 팬을 가지고 있는 홍상수 작품. 한편 ‘매번 똑같다’는 지적도. 하지만 이번 작품들, 그 홍상수가 변했다던가 그렇지 않다던가.
과연 그 진상은--. A PEOPLE에서는 한국에서의 취재도 포함해, 홍상수의 ‘변하지 않는 세계’ ‘변해가는 세계’에 대해 생각한다.
어쩌면 이 해설을 섭섭하게 생각하는 영화팬도 있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들이 ‘홍상수다움’이라고 생각해온 몇가지 요소를 그가 벗어 던졌기 때문에. 누드가 된 것이 아니다. 결점을 드러낸 영화는 아니다. 그만의 센스가 다른 곳을 향하고 그곳에서 그만의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알몸의 홍상수가 아닌, 맨정신의 홍상수가 있다. 술에 취한 얼굴이 매력적이었던 사람이 이제 술에 취하지 않았다는 것. 술을 끊은 것도 금주도 아니다. 술은 마시고 있다. 그러나 이제 취하지 않는다. 그 맨정신인 얼굴에 그의 진지함이 다른 차원에 있다는 것을 지금 체험하고, 아연해질 뿐이다.
한남자, 세여자. 한쌍은 부부이고, 한쌍은 불륜관계이며, 또 한쌍은 애정관계가 없다. 4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3쌍의 행방을, 어느 하루와 ‘그 후’만으로 자아낸다.
간결함은 건재하고, 더욱 더 세련되어졌다. 그러나 사람의 번뇌를 다루는 그 손길에는 구조주의적인 시점에서 가져다 주는 해학은 이제 감돌지 않는다. 인생을 슬라이스는 하고 있지만, 선명하지 않고, 부드러운 절단미가 있다. 회라면 생선살의 섬유를 다치게 하지않는 칼놀림. 행복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불행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관객은 힘이 빠지고, 공중에 매달린 상태가 되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들은 원하건 원하지 않건 분명히 연착륙한다. 너무 깊거나 너무 얕지 않은 여운이 있다.
주인공 남자는 역시 꼴사납고 한심하다. 쓰잘데기 없는 프라이드와 어디에도 도착하지 못하는 우와좌왕하는 모습은 여전하다. 하지만 처음이 아닌 흑백 화면이 전해 주는 것에는, 처음인 터치가 있다. 홍상수는 이제 인간 세상을 비웃지 않는다. 맨정신인 눈빛으로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Written by:아이다 토지(相田冬二)
다음 예고
6주 연속기획 <새로워졌을지 모르는 홍상수>둘째주
6월14일(목) ‘밤의 해변에서 혼자’ 리뷰 예정
‘그 후’
감독・작품:홍상수
출연:권해효 / 김민희 / 김새벽
6월9일부터 휴먼 트러트스 시네마 유라쿠쵸 외 전국 순차 로드쇼
‘밤의 해변에서 혼자’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클레어의 카메라’
A PEOPLE 6주 연속기획 <새로워졌을지 모르는 홍상수> 여섯째주
‘각각의 홍상수 이구치 나미’
‘클레어의 카메라’리뷰
TOJI AIDA ‘김민희론’
A PEOPLE 6주 연속기획 <새로워졌을지 모르는 홍상수> 다섯째주
‘각각의 홍상수 아오야마 신지’
A PEOPLE 6주 연속기획 <새로워졌을지 모르는 홍상수> 넷째주
‘지금은맞고 그때는틀리다’리뷰
A PEOPLE 6주연속기획<새로워졌을지 모르는 홍상수>셋째주
‘각각의 홍상수 장건재’
A PEOPLE 6주연속기획<새로워졌을지 모르는 홍상수>둘째주
‘밤의 해변에서 혼자’ 리뷰
A PEOPLE 6주연속기획<새로워졌을지 모르는 홍상수>첫째주
‘각각의 홍상수 키쿠치 나루요시’
‘그 후’ 리뷰